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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DA no.75 2006.10]

카로운 뙤약볕이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을 달달 볶아대던 지난 8월 초. 아우디 코리아와 <스트라다>가 함께한 ‘아우디 콰트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2006’ 행사가 치러지던 날이었다. 무시무시한(?) 경쟁률을 뚫고 행사에 초청된 15명의 본지 독자. 아우디와 콰트로, 고성능과 서킷에 대한 열망을 가득 안고 초청된 독자들은 이른 새벽부터 일찌감치

행사장으로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들은 수입차 전문지 독자답게 학생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수입차 오너였다. 주차장에 들어서는 BMW M3만 3대. 뒤를 잇는 차들도 아우디와 푸조, 볼보, 폭스바겐 일색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전문직 종사자였다. 차를 좋아하는 이들이 대개 그렇듯, 행사에 참여한 독자들 역시 하나같이 차에 얽힌 사연이 깊고 처절(?)하기도 했다.

리스조차 거부당했던 젊은 사업가
이날 행사에 참여한 독자 가운데 누구보다 열심히 이글거리는 서킷을 부지런히 돌고, 아우디의 타이어를 맹렬하게 비벼댔던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오너이자 <스트라다> 창간 초기인 9호 때부터 열혈독자의 길을 걸어온 지준태(32) 씨다. 미혼의 젊은 나이에 벤츠. 언뜻 걸림돌 없는 인생일 듯하나 남모르는 처절한 사연도 그득했다. 수입차를 갈망하고 있으나 선뜻 뛰어들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지준태 독자의 사연을 소개한다.

올해 나이 서른둘. 건설업에 종사하는 그는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직접 경영 일선에 뛰어든 젊은 사업가다. 활발하게 자기 사업을 펼치는 그를 보면 언뜻 수입차 정도는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으나 되돌아온 답변은 의외였다.

“처음에는 젊은 혈기에 BMW 3시리즈를 염두에 두었거든요. 정말 사고 싶은 차였어요. 견적서를 뽑아보고 카탈로그까지 머리맡에 두고 잘 정도였으니까요. 결국은 리스 회사에서 승인이 나지 않아서 포기했지만….”

육군 전차부대 장교로 전역한 그가 잘 나가던 직장 생활을 접고 이제 막 자기 일을 시작할 무렵이었다. 차를 사고 싶어도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직장인이 아니었기에 리스조차 녹록지 않았다. 그렇게 수입차에 대한 꿈을 접어갈 무렵, ‘그냥 구경이나 하자’는 마음에 들렀던 바로 옆 벤츠 매장에서 그의 인생이 바뀌고 말았다.

“아쉬운 마음에 그냥 전시장에 들러서 구경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벤츠 C-클래스를 봤는데, 세상에! BMW 320i보다 고작 몇 백 만원 비싼 정도더라구요. 우선 ‘벤츠’하면 굉장히 비싼 차라는 선입견이 강했는데…. 그 자리에서 C-클래스에 꽂히고 말았습니다. 한번 마음을 줘버리니 눈에 보이는 게 없었어요. 결국 무슨 수를 동원해서라도 차를 사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백방으로 알아보고 선후배와 인맥을 총동원해 리스를 승인해줄 회사와 벤츠 딜러를 찾았다. C-클래스는 그렇게 해서라도 꼭 사고 싶은 차였다. 그러나 이제 막 자기 사업을 시작하려는 젊은 청년을 믿고 쉽사리 차를 내주는 딜러는 없었다. 오히려 잘 나가던 직장인 시절이 리스에는 더 유리했다.

이제 마음속에 아우디 A8 담고 살아
“결국 일주일 넘게 리스관련 서류가 오고가고 여러 딜러를 문의한 끝에 경기도 분당의 벤츠 딜러 ‘유진 & 컴퍼니’를 통해 차를 인도받았습니다. 어찌나 기쁘던지….”
그렇게 2004년식 C-클래스와 함께한 지 2년여가 흘렀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 파트너가 곁에서 그를 든든히 지키고 있어서였을까. 사업은 날로 번창해 지난해에는 주말용으로 BMW 520i를 한 대 더 구입하기도 했다.

C 200 K는 초기 선납금으로 약 1천500만 원을 냈고, 지금은 매달 140만 원 정도를 리스로 부담하고 있다.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젊은 그에게 벤츠 오너라는 명찰을 달아주기에는 아깝지 않은 액수다. 그는 벤츠를 열망하는 독자에게 이런 말을 남긴다.

“벤츠는 누구나 갖고 싶어 하지만 ‘나중에, 나중에…’라고 미루기 쉽잖아요. 일단 고정관념을 버리면 당장엔 부담스럽더라도 결국 얻어지는 게 더 많습니다. 말 그대로 벤츠잖아요, 벤츠!”

다음 차로 무엇을 고를 것이냐는 마지막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아우디 A8을 꼽았다.

“일단 지난번 콰트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A8을 서킷에서 그렇게 원 없이 몰아볼 기회가 없잖아요. 지난번 행사 때는…, 아우~ 완전히 A8 성능에 꽂혔어요. 조만간 꼭 살 겁니다. 두고 보세요.”

2년 전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C 200 K처럼, 이제 그의 마음에는 아우디 A8이 뚜렷하게 세워져 있다. 차를 사랑하는 젊은 청년은 지금까지도 그랬듯 앞으로도 꿈에 그리는 차를 마음속에 늘 담아두고 살 것이다. 지금 그의 옆에 서 있는 C 200 K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