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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7/08/15 18:16 | 조회 : 1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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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너 인터뷰] 'BMW 325i 이규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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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한 건 그쪽이나 이쪽이나 마찬가지였다. 수화기 너머, 남자의 목소리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우리 역시 마 | 음이 편친 않았다. 본의 아니게 그에게 숙제를 던진 것 같아 뜨악한 마당에, 그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주저하고 있으니 더욱 미안할 수밖에. 자초지종은 이러했다. 우리는(그는) 망설임 끝에(무심코) 전화를 걸어(받아) 인터뷰 요청(신청)을 했지만(받았지만), 그는(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었다. 그는(우리는) 두 대의(단 한 대의) 자동차를 소개하고자 했다. 그와 우리 사이의, 뜻하지 않은 갈림길은 거기에서 시작되었다. 수많은 차종 두루 섭렵한, 열혈 자동차 매니아그는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애마 두 대의 장단점을 생생히 전하고 싶었고, 우리는 해당 차종의 임포터가 마련한 선물을 전하기 위해 한 대를 내세워야 했다. 속사정이야 어쨌든 흔치 않은 경우인 건 분명했다. 복수(複數)의 수입차를 갖고 있는 이의 존재도 흔치 않거니와, 그런 이가 당당하게 인터뷰를 자청하는 것 또한 아직까진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풍경이니까. “BMW 325i를 끌고 가지요. 가장 최근에 산 녀석이니까.” 결국 그가 우리의 입장을 받아들여 한 발 양보하면서 잠깐 동안의 고민은 일단락을 맺었다. 스포트라이트 밖으로 밀려난 비운의 주인공은 메르세데스-벤츠 E 200 K. 그는 “모터사이클 BMW K1200RS도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잠깐의 통화였지만, 어렴풋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었다. 그의 자동차 경력이 범상치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강렬한 호기심이 샘솟기 시작했다. 미지의 것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과 탐구욕. 못 말리는 중증 직업병이다. 그에 대한 설명을 전해들은 스튜디오에선 촬영 컨셉트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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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멸렬하던 논쟁은 어렵사리 ‘제멋대로’ 결론에 다다른다. ‘동심을 간직하고 살며 인생을 즐기는 분.’
‘장님 코끼리 더듬기’엔 브레이크가 없었다. “동화적 분위기를 내보자”는 의견 합의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왠지 뿌듯한 마음으로 회의를 마칠 수 있었다.
상상의 나래로 빚어낸 그의 모습이 편견에서 비롯된 허상이었음을 깨달은 건 며칠이 지난 뒤였다. 그가 나타난 시간은 예상대로 정확했지만, 그의 모습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동심은 웬걸, 그는 훤칠하고 패셔너블한 신사였다. 우리가 집단최면에 빠졌던 건 그의 나이 59세와 다이내믹한 삶 사이의 괴리에 지나치게 집착했던 탓이다.
실버 메탈릭 컬러의 BMW 325i를 몰고 나타난 이규성 원장. 그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서울의원·성형외과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스튜디오에서 그는 ‘깜짝쇼’를 펼쳐 보였다. 활짝 웃는가 하면, 부드럽게 미소 지었고, 때론 근엄하게 어딘가를 응시했다. 가히 ‘선수’ 수준의 아마추어 모델이었다.
“평소에 환자의 수술 전후 기록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를 자주 쥐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사진 찍는 게 그다지 어색하지 않네요.(웃음)”
그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준 덕분에 촬영은 순풍에 돛을 단 듯 순조롭게 끝났다. 그것도 예상보다 훨씬 빨리. 장비를 거두고, 촬영 팀이 철수한 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녹차 두 잔을 놓고 마주앉았다. 채 수첩을 펼쳐 들기도 전에 그는 이야기보따리를 훌훌 풀어헤쳤다. 마침 그날은 월드컵 한국 대 토고 경기가 있던 날. 할 이야기는 많고, 시간은 빠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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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을 갖고 고른 만큼 만족도 큰 BMW 325i
그의 첫 차는 1978년 구입한 피아트 124였다. 첫사랑의 추억은 가슴 깊이 새겨 넣은 문신이라 했던가. 그는 아직도 첫 차를 잊지 못한다. 너른 실내에 몸을 묻고 경쾌한 배기음을 벗 삼아 곳곳을 쏘다니던, 아련한 그 시절. 시선의 초점을 흐려 회상에 빠져드는 것만으로도 그는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이후 그는 현대 포니와 포니2, 대우 로얄살롱, 현대 그랜저 시리즈를 거쳤다. 그리고 2000년, 볼보 S80 T6을 구입하면서 수입차와 인연을 맺었다.
“S80 T6 덕분에 봇물 터지듯 파워를 쏟아내는 터보 엔진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되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좀 더 스포티한 차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군요. 그 즈음 우연히 폭스바겐 뉴 비틀을 타보고 깜짝 놀랐어요. 귀여운 외모와 달리 굉장히 스포티하더라고요. 중·저속 토크가 좋고 스티어링이 묵직한 데다 하체까지 탄탄하잖아요.”
뉴 비틀을 지인에게 넘긴 뒤, 그는 포르쉐 박스터를 새 식구로 맞아들이면서 그간의 갈증을 단숨에 축일 수 있었다. 하지만 실용성이 점점 아쉬워지기 시작했다. 2인승은 아무래도 제약이 많았다. 다시 그는 점잖은 세단으로 돌아왔다. 2003년형 메르세데스-벤츠 E 200 K였다. 처음 겪은 벤츠, 그는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묵직한 맛이 일품이라는 이야기를 귀가 닳도록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타보니 수퍼차저가 쥐어짜는 파워가 의외로 짜릿짜릿하더군요. 고속에서의 안정성은 정말이지 최고지요.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디자인도 마음에 쏙 들어요. 요즘은 CLS가 눈에 밟힙니다. 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보렵니다. 여전히 E-클래스는 매력적이니까요.”
어느 날 문득 그는 BMW가 궁금해졌다. 남의 평을 듣는 것과 직접 타는 것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E-클래스를 통해 절실히 깨달은 터였다. 7시리즈는 직접 운전대를 잡기가 멋쩍었다. 5시리즈는 디자인이 너무 파격적이었다. 그의 관심은 자연스레 3시리즈에 모아졌다. 모델별로 시승을 해본 뒤 그는 망설이지 않고 325i를 점찍었다.
“다들 이왕 3시리즈를 살 거면 왜 330i를 사지 않았냐고 궁금해하더군요. 시승해보니까 330i의 롱스트로크 엔진은 토크 밴드가 제 취향에 맞지 않더라고요. 325i가 딱 안성맞춤이었어요. 저는 흥건하게 넘쳐나는 파워에 휘둘리기보다는, 약간 빠듯한 파워를 바닥까지 긁어 쓸 때 희열을 느끼거든요.”
원칙을 세워 고른 만큼 BMW 325i에 대한 그의 평가는 ‘매우 만족’이다. 너무 예민해서 가끔 성가실 때도 있지만, 결코 밉진 않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민첩하고 탄탄하되 불편하지 않은 타협점을 제대로 짚어낸 모델”이라고 말한다.
애정이 깊은 만큼 볼멘소리 또한 거침없다. “노면이 고르지 못한 우리 도로 환경에 비춰볼 때 아무래도 휠·타이어를 ‘인치 다운’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도어 트림의 윈도 버튼이 너무 앞쪽에 쏠려 있어 불편하고, 서 있다 출발할 때 약간 굼뜬 점이 아쉽다”고 말한다.
BMW 모델 가운데 요즘 그의 가슴을 뒤흔든 주인공은 아직 공식 데뷔도 치르지 않은, 3시리즈 쿠페. 스쿱 사진을 보고 ‘완전’ 반했단다. 그가 관심을 기울이는 차종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도 궁금하고, 렉서스가 아닌, 토요타 차도 몰아보고 싶단다.
또한, 세대를 거듭할수록 BMW에 벤츠처럼 부드러운 느낌이 완연해지며, 벤츠가 BMW처럼 민첩해지는 점 또한 더없이 흥미롭단다. “타면 탈수록 터보 엔진보다 자연 흡기 엔진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된다”며 진지하게 기자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가뜩이나 화려한 그의 자동차 편력은, 인생의 황혼기에 즈음하여 오히려 찬란한 일출을 맞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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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스 코너를 통해 만나볼 수입차 오너를 찾습니다. 자신의 애마 자랑이나 수입차 업계를 향한 쓴 소리도 좋습니다. 참여하신 분께는 소정의 기념품을 선사합니다. 이번 호 인터뷰에 응해준 이규성 씨에게는 BMW코리아에서 마련한 기념품을 전했습니다.
문의 : (02)780-5104, cuty74@istrada.co.kr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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