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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너 인터뷰] '포르쉐 911 터보 이 진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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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7/11/20 13:23 | 조회 : 2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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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에 임박해 내비게이션을 길잡이 삼아 떠난 여정의 최종 목적지는 경기 용인. 이번 달 오너 인터뷰의 주인공인 이진수 씨가 운영하는 유니온 골프랜드가 자리한 곳이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웰빙 골프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기다리고 있던 그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사장실에는 <스트라다>를 비롯한 자동차 전문지와 오디오 서적이 즐비했다.
익숙한 클래식 음악이 들려왔다. 컴퓨터 스피커에 연결된, 변변치 않은 이어폰 소리에 익숙한 기자의 귀가 범상치 않은 음색에 움찔댄다. 음원은 사장실 한쪽에 놓인, ‘포스가 느껴지는’ 오디오와 스피커. 오디오 문외한도 단박에 알아챌 만큼 청아한 음질. 매일 미지근한 정수기 물만 먹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약수터에 온몸이 빠진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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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스피커가 어디 제품인가요?” 기자의 가슴 높이까지 오는 유선형 디자인의 스피커를 가리켰다. “영국의 B&W 제품이에요. 파워 앰프는 일본 아큐페이스(Accuphase) 것이고, CD 플레이어는 미국의 와디아(Wadia)제입니다.” 또 다시 물었다. “아니, 한 메이커로 통일 하지 않고 왜 다국적 오디오로 조합하신 거죠?”
그는 자동차처럼 오디오도 만드는 나라와 메이커에 따라서 그들만의 디자인과 특성이 있다고 말한다. 대륙기질의 미국 제품은 음색이 굵고 진한 반면 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한 영국 제품은 화려하고 화사하단다. 아울러 섬세한 기술이 뛰어난 일본 제품은 음질의 선이 가늘고 깨끗하다고 설명했다.
이전부터 오디오와 음악 감상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던 그는 여러 가지 오디오 제품을 써보고 되팔다 지금의 세팅을 완성하게 됐다. “자동차를 튜닝할 때 자신에 실력과 운전 목적에 맞게 흡배기를 튜닝하고 스프링과 댐퍼, 타이어를 바꾸는 것과 비슷한 개념인 셈이지요.”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서울에서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이진수 씨는 30대 후반에 경기도 용인으로 내려와 골프 연습장 사업을 시작했다. 허가를 받아 산을 깎고 건물을 지어 계획대로 골프연습장을 완공했지만 홍보를 어떻게 할지 막막했다. “도로변이나 주거지역의 골프 연습장은 철탑이나 그물망을 보고 찾아 올 수 있는데, 이곳은 산속이어서 어떻게 알려야 할지 난감했지요.
”처음엔 직접 다리품을 팔아 전단지도 돌려보고, 광고도 내봤다. 그러나 효과는 별로였다. 그는 생각을 바꿨다. 오는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자고. 직원 교육부터 다시 했다. 나아가 손님이 원하는 걸 꼼꼼히 연구했다. 손님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젠 회원 700명에 하루 500명이 찾는 골프연습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오디오 못지않게 어릴 적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자동차 전문지를 종류 별로 읽는다. 한 전문지의 BMW M5 시승기에 마음이 움직인 그는 2002년 BMW 코리아를 통해 마지막으로 수입된 M5(E39)를 사면서 본격적인 자동차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M5는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별명에 한 점의 거짓이 없는 차였다. 고성능 FR 세단을 6단 수동변속기로 채찍질하는 재미에 푹 빠져 들었다. 다음 차는 자동변속기가 달린 메르세데스-벤츠 E 55 AMG로 골랐다. 부인을 배려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수동운전의 즐거움을 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골프연습장 사업에 전념하느라 한동안 그는 자동차는 잊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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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중순 어느 날, 서울에서 용인으로 가는 고속버스 뒷자리에 앉아 창문을 바라보는데, 그날따라 주위의 자동차 배기음이 그를 자극했고, 마음속에 꿈틀거리던 자동차를 향한 열정이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아내를 어렵사리 설득한 그는 곧장 포르쉐 센터로 달려가 코드네임 997의 911 터보 6단 수동을 계약했다. 그리고 6개월을 기다린 끝에 지난 1월 15일 드림카를 손에 넣었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도 생각해 봤지만, 너무 튀고 과격한 디자인과 까다로운 유지•관리 때문에 포르쉐로 돌아섰다.
키를 받은 지 10개월이 지난 지금, 그의 911 터보는 적산거리 5천km를 살짝 넘은 상태다. 날씨 좋은 주말에만 타기 때문이다. 평일엔 일을 하느라 운전할 시간이 없단다. “예열과 후열만 적절히 해주면 굳이 길들이기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911 터보는 오일 등 기본 관리에만 신경 쓰면 언제든 실력을 발휘하는 수퍼카예요.”
차분하고 꼼꼼한 그의 성격은 차 관리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먼지 한 점 없이 번쩍번쩍하게 관리하는 비결이 궁금했다. “차를 산 이후 세제와 스펀지를 이용한 세차는 딱 한 번 했어요. 그 다음엔 광을 내고 먼지를 털고, 다시 광을 내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그러면 광택층이 두터워져서 이후에는 셀프세차장에서 물 한 번 뿌린 뒤 닦기만 해도 광택을 유지할 수 있어요.”
사실 인터뷰가 있기 몇 달 전, 어느 자동차 모임에서 911 터보를 몰고 온 이진수 씨와 처음 만났다. 그날 그는 차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고 운전을 잘 못한다며 연신 질문을 쏟아냈는데, 알고 보니 ‘겸손 모드’의 연막작전이었다. 그의 내공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인터뷰를 통해, 고수는 자신의 전투력을 쉽게 노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곱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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