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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불기 시작한 마이카 붐. 국내 완성차 메이커 3사에서 내놓은 소형차들이 삼파전을 이루기 시작한다. 우리 모터리제이션에서 중요한 기점을 통과하는 시기였다.
처음 마이카 붐이 일던 시절은 미친 듯 후진 경보기가 유행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주차장에서 후진하는 차는 대부분 ‘띠~ 띠~ 띠~’하던 음파경고음을 울렸다. 때때로 ‘엘리제를 위하여’나 ‘즐거~운 나의 집’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내가 지금 후진을 하고 있으니 주변 사람은 조심하라!’는 일종의 암묵적인 경고 메시지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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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이 지난 오늘, 밖으로 울렸던 경고음은 이제 차 안으로 들어와 후방 경보기로 바뀌었다. 범퍼 근처에 달린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감지하고 이를 경고음으로 들려준다. 요란스럽게 소리를 내며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고 그냥 스스로 피해버리겠다는 의미다. 1980년대 이기적이던 자동차는 21세기 들어 철저하게 개인주의가 되어 버린 셈이다.
이런 다양한 워닝 시스템의 궁극적인 목적은 주차가 쉽도록 도와주는 것. 주차는 초보에겐 어렵고, 경력자에겐 귀찮은 일이다. 초보운전자는 차폭을 가늠하기 어렵고, 경력자는 나태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경력이 많다한들 완벽한 주차는 쉽지 않다. 차에 주차 가이드 시스템이나 후방 카메라를 작동하지 않고 주차해보면 그 고마움을 실감하게 된다. 주차에 능통한 경력자도 주차 가이드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때 더욱 능통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필요에 따라 등장한 주차 가이드 시스템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급차만 누릴 수 있는 전유물에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선택품목이 되었다. 이제 작은 경차에도 주차 가이드 시스템이 달리곤 한다. 수입차 역시 마찬가지. 엔트리급의 일부 차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알차고 신기한 주차 가이드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 연식변경이나 모델 체인지 때 편의장비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이런 편의장비도 더욱 튼실해지고 있다.
행여 기본적으로 주차 가이드 시스템이 없다고 해도 수입차 딜러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딜러 차원에서 전문가의 손을 빌려 깔끔하게 백 워닝 시스템을 달아주기도 한다. 딜러의 서비스 옵션인 셈이다. 옵션과 편의장비에 민감한 수입차 오너를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하다보면 주차 가이드 시스템의 필요성은 절실해 진다.
싸게는 2~3만 원부터 10만 원 안팎까지 다양한 애프터마켓용 제품이 나와 있고 익숙해지면 일반인들도 쉽게 장착할 수 있는 덕에 수입차 대부분은 이런 기본적인 주차 가이드 시스템을 달고 있다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현재 각 수입차 브랜드별로 주차 가이드 시스템은 우열이 나뉘어져 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 시스템은 상향평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아가 궁극적으로 차 스스로 횡렬, 종렬 주차는 물론, 스스로 차고에 알아서 주차하는 인텔리전트 시스템도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혼다가 양산 미니밴에 자동주차 시스템을 개발해 얹었고, BMW는 스스로 횡렬 주차와 차고지 주차를 해내는 전자시스템을 개발해냈다.
이런 다양한 기능이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운전자의 눈을 보조해주는 가이드 시스템에 의존해야 한다. 이들은 어디까지나 가이드를 해줄 뿐, 궁극적으로 운전자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각 브랜드별로 자랑해마지 않는 주차 가이드 시스템을 알아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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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는 큰 덩치의 A8, Q7 등에 첨단 주차 시스템을 더했다.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일렬 주차와 후진 주차를 돕는다. 첨단 후방 감지 카메라는 시야의 사각지대인 후방을 인스트루먼트 패널 위쪽에 달린 MMI 스크린에 비춘다.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진입 너비를 모니터 속 라인으로 표시해 준다. 진행 방향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경고음은 당연 필수. A8과 Q7에는 앞뒤에 각각 4개 모두 8개의 주차 센서가 달렸다. 최장 1m에서 최단 0.3m까지 장애물을 감지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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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지난해 선보인 뉴 X5에 주차 거리 경보 기능 PDC(Park Distance Control)를 선보였다. 후진 때 회전반경 궤도를 나타내주는 후방감지 카메라를 더해 비교적 덩치 큰 X5의 주차를 쉽고 편리하게 도와준다.
PDC는 차 앞뒤 범퍼에 내장된 8개의 센서가 물체와의 거리를 인식한다. 일정 범위 안에 장애물이 탐지되면 신호음을 통해 알려주는 방식을 쓴다. 여기에 더해진 후방감지 카메라에는 뒤쪽 공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더했다. 화면은 인스트루먼트 패널 중앙의 컨트롤 디스플레이에 나타난다. 화면 굴곡이 적어 실제 상황을 잘 나타내는 것이 특징. BMW는 로드스터 Z4를 제외한 대부분의 양산 모델에 주차 가이드 시스템 PDC를 장착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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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에선 퍼시피카의 주차 가이드 시스템이 단연 으뜸이다. 우선 뒤 범퍼에 모두 4개의 주차 센서를 심었다. 최장 1.5m 거리에 있는 장애물부터 감지해내기 시작한다. 트랜스미션을 후진으로 옮김과 동시에 계기판 중앙에 자리한 모니터가 뒤쪽 상황을 비춰준다. 벤츠 S-클래스에서나 보았던 온보드 모니터다. 참고로 이 모니터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인스톨되어 있기도 하다. 후방 카메라의 그래픽이 화려하고 뛰어나지 않지만 기능성은 충분하다.
최근 등장한 300C에도 후방 카메라를 더했다. 국내에서 인스톨되는 장비로 센터페시아의 한글 내비게이션 모니터에 뒤쪽 상황을 비춘다. 뒤쪽에 달린 초소형 카메라는 크라이슬러 엠블럼 속에 깔끔하게, 교모하다 싶을 정도로 감췄다. 모니터에 드러난 화면에 진행방향의 차 너비를 가늠할 수 있는 진행방향 가이드라인을 더했으나 라인이 두꺼워 애니메이션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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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S-클래스는 파크 트로닉 시스템이 주차를 돕는다. 차 바로 뒤 공간이나 휘어져 들어가는 공간까지 가늠해내는 회전곡선도 포함되어 있다. 카메라가 잡아낸 화면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커맨드 모니터에 나타난다. 벤츠의 파크트로닉은 수심측정기에 작용되는 원리를 응용해서 만들어졌다. 주차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장애물이 있는 경우 신호음을 울리는 것은 기본. 앞뒤 범퍼에 심어놓은 센서가 초음파 신호를 방출해 장애물과 차체와의 거리를 계산한다. 전방에서 15~100cm 사이, 후방에서는 15~120cm 사이의 영역을 모니터해 이 범위 안에 장애물이 감지되면 우선 앞 대시보드 위의 경고램프가 거리가 좁혀오고 있음을 알린다. 뒤쪽 천장에 달린 경고램프는 후방상황을 경고한다. 이 램프는 룸미러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벤츠의 파크트로닉은 장애물이 있다고 무조건 소리만 질러내는 여느 시스템과 달리 우아하게 램프만 움직이다 장애물과의 간격이 35cm 이하가 되면 마침내 청각경보기를 작동한다. 주차 가이드 시스템의 경고음조차 경박스러워서는 안 된다는 벤츠의 고집이 서려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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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의 주차 가이드 시스템은 이제껏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M시리즈를 앞세워 후방 카메라와 가이드라인, 후진 괘적 등을 포함한 덕이다. 현존하는 주차 가이드 시스템 가운데 가장 진보하다. 앞뒤 장애물을 감지하는 경고음은 기본, 나아가 앞뒤 측면까지 네 방향 모두에 카메라를 달아 차 주변 상황을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모니터에 비춰준다. 카메라는 각각 앞 프론트 그릴과 뒤 번호판 위쪽에 달려 있고, 양 측면은 사이드 미러 아래쪽에 카메라를 심었다. 차를 중심으로 네 방향의 장애물을 모니터에 담은 것이 특징. 마치 하늘에서 차를 내려다보는 방식의 그래픽을 완성했다. 저속에서 카메라를 작동하면 전방과 후방의 상황도 각각 살펴볼 수 있다. 카메라의 전환은 트랜스미션의 전진과 후진 레인지에 따라 스스로 바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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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에선 프리미엄 세단 레전드의 주차 가이드 시스템이 돋보인다. 후진 기어를 넣는 동시에 네 곳에서 운전자의 주차를 돕기 위한 장치들이 작동한다.
우선 인스트루먼트 패널 위쪽에 심어놓은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모니터에 후방의 모습이 비춰진다. 두 번째 양쪽의 아웃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아래 방향으로 향하게 되어 모니터로 보이는 후방 모습 이외의 측면 아래쪽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차선이 그어진 주차장에서 운전석 반대편을 가늠하기 쉽다. 세 번째 상대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해 다양한 경고음을 작동한다. 4개의 백 센서가 약 50cm부근에서 한번 부저음으로 경고하고 30cm부근의 장애물을 한 번 더 감지해 경고음을 날린다. 마지막으로 뒷유리에 선셰이드가 쳐져 있다면 자동으로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신속하게 접혀 들어가는 배려도 지녔다. 주차 가이드 시스템만 따져도 혼다의 기술정신이 묻어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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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컨 하나만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자동주차시스템인 BMW 리모트 파크 어시스트(BMW Remote Park Assist)는 아예 차에서 내린 다음 차가 스스로 주차장에 찾아들어가는 시스템이다. 먼저 운전자가 차고 앞에 차를 직선으로 정차시킨 다음, 변속기 위치를 P레인지에 놓은 뒤 엔진을 끄고 차에서 내린다. 이 상태에서 리모트 컨트롤에 있는 잠금 스위치를 2회 연속으로 누르면 차가 자동으로 차고에 들어가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차 앞에 달린 카메라가 차고 안쪽 벽을 탐지하고 컴퓨터가 접근 경로를 계산한다. 동시에 PDC(Parking Distance Control)는 차고 앞이나 안에서 장애물을 감지하기 위해 작동한다. 이때 변속기가 자동으로 P레인지에서 D레인지로 바뀌며 차는 움직인다.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며 자리를 찾아가는 것. 운전자는 이 주차 과정 내내 계속해서 도어 잠금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한다. 버튼에서 손을 떼면 차는 바로 멈추게 된다. 현재 개발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곧 양산 모델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나아가 횡렬주차를 스스로 알아서 척척 해내는 시스템은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곧 상용화될 예정이다. 우선 빈 공간에 차를 멈춰 세우면 차는 앞뒤 옆에 달린 센서를 통해 주차가 가능할 정도의 공간인지를 운전자에게 알린다. 횡렬 주차의 경우 후진 기어를 넣은 상태에서 파킹 어시스턴트를 작동하면 운전자는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만 작동하면 된다. 차는 전기모터로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가며 제 자리를 찾아간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주변 환경만 주의하며 진행하면 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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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역시 스마트 보조 주차 시스템을 개발해 양산차에 접목하고 있다. 작은 경차와 여성 운전자들이 많이 타는 미니밴을 중심으로 주차 시스템을 양산하고 있다. 횡렬주차와 종렬주차 모두 가능하다. 적당한 위치에 차를 세운다음 시스템 작동 버튼을 누르면 이때부터 차가 스스로 움직인다.
별다른 모니터를 통해 주변 상황을 알려주진 않는다. 다만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보정해가며 자리를 잡는다. 모델별로 운전자가 직접 스티어링 휠을 돌려야 하고 차는 어느 정도까지 돌려야하는지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안내는 음성으로 이뤄진다. 물론 트랜스미션의 전진 후진도 운전자의 몫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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