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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re than the Original 'Revival C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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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8/01/21 01:02 | 조회 : 2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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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수입되니 마니 뒷이야기만 무성한 알파로메오. 전 세계 각지에 수많은 팬을 거느린 브랜드지만, 여전히 우리 땅에서 만나볼 수 없는 건 인증이 여의치 않아서다. 국내에도 알파로메오를 기다리는 팬이 꽤 많다. 정열적인 스타일링과 이태리 명품을 떠올리게 하는 인테리어, 거울처럼 반짝이는 매니폴드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력이 가득해서다.
과거 모터스포츠의 우승컵을 싹쓸이했던 ‘전설’이나 마세라티를 거느렸을 뿐 아니라 페라리 지분을 85%나 갖고 있는 피아트 소속이라는 사실이 막연한 환상을 부채질한다. 시작점을 되돌아보면 페라리는 알파로메오의 후손. 알파로메오에서 일하던 엔초 페라리가 세운 레이싱 팀, ‘스쿠데리아 페라리’가 오늘날 수퍼카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페라리의 출발점이다.
1950년대 초 레이스에서 페라리가 알파로메오를 물리쳤을 때, 엔초 페라리가 “나는 어머니를 죽였다”고 중얼거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86년 피아트는 경영난에 시달리던 알파로메오를 인수해 ‘알파-란치아’를 세웠다. 지난해 피아트는 자동차 사업부문을 피아트, 알파로메오, 란치아, 피아트 경상용차의 4개 법인으로 재편했다.
현재 알파로메오는 순항 중이다. 개성 넘치는 모델로 니치 마켓을 알차게 일궈냈다. 알파 147·159·GT·브레라·스파이더 등 최신 모델에 대한 평도 좋다. 스포티한 이미지도 물씬하다. 하지만 토센 방식 AWD를 쓴 159 Q4를 빼곤 죄다 앞바퀴굴림 모델뿐. “스포츠카 메이커로서 알파로메오의 생명은 끝났다”는 푸념이 끊이지 않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알파로메오가 이런 볼멘소리쯤 익히 알고 있었다는 듯, 아주 특별한 모델을 내놓아 ‘왕년의 실력’을 뽐냈다. 주인공은 알파로메오 8C 콤페티치오네. 200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 처음 선보였고, 2005년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Pebble Beach Concours d’Elegance)에서는 한층 완성도를 높인 8C 스파이더를 공개했다.
그리고 이듬해, 파리오토살롱에서 ‘500대 한정생산’을 못 박은 8C 콤페티치오네를 내놓아 언론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2007년 9월 25일, 피아트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회장이 8C 스파이더의 양산을 최종 승인했고, 1천200명의 신청이 줄을 이었다.
8C 콤페티치오네는 지난해부터 고객에게 인도되기 시작했다. 올해 안에 500대 전부 주인의 품에 안길 예정. 8C 콤페티치오네라는 이름엔 알파로메오의 황금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C는 이태리어로 실린더를 뜻하는 ‘칠린드리’의 첫 글자. 8C는 8기통이란 뜻이다. 과거 알파로메오의 C계열 모델은 고성능 스포츠카의 대명사. 당시 8C 엔진을 설계한 천재 엔지니어 비토리오 야노(Vittorio Jano)의 공적을 기려 이름에 넣었다. 그 때의 8C는 직렬 8기통이었다.
영어로 ‘Competition’(경쟁)을 뜻하는 이태리어 ‘콤페티치오네’는 1950년 밀레밀리아 경주에서 후안 마뉴엘 판지오가 몰았던 6C 2500 콤페티치오네에서 따왔다. 미끈한 보디라인과 커다란 눈망울엔 1967~1971년 단 18대 생산된 33 스트라달레(Stradale, ‘Street’라는 뜻의 이태리어. 일반 판매용으로 개조된 경주차의 이름에 주로 붙는다)의 잔영이 어른댄다.
8C 콤페티치오네의 엔진은 V8 4.7ℓ. 페라리·마세라티의 엔진을 대폭 손질해 얹었다. 7천rpm에서 최고출력 450마력, 4천750rpm에서 최대토크 48.9kg·m를 뿜는다. 변속기는 스티어링 휠의 패드로 조작하는 반자동 6단 셀레스피드. LSD와 VDC를 기본 장비로 갖췄고, 앞 245/30 ZR 20, 뒤 285/35 ZR 20의 큼직한 네 발이 아스팔트를 박찬다.
성능은 0→시속 100km 가속 4.2초에 최고속도는 시속 300km 이상, 400m 가속 12.4초로 수퍼카급. 하지만 도로용 경주차인 33 스트라달레와 달리 8C 콤페티치오네는 장거리 여행을 위한 GT의 성격이 짙다. 단 두 명만을 위해 꾸민 인테리어는 페라리, 마세라티가 부럽지 않을 만큼 호화스럽고, 스포티하다. 값은 2억 원 이상이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를 CEO로 영입한 뒤 부활의 조짐이 완연한 피아트는 최근 마세라티와 알파로메오를 ‘스포츠 럭셔리’ 디비전으로 키울 청사진을 제시했다. 마세라티와 플랫폼 및 파워트레인을 나눠 쓰는 고성능 알파로메오가 앞으로 계속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 화려한 신호탄이 알파로메오 8C 콤페티치오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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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쉐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 두 가지. ‘명예박사’란 칭호가 회사의 공식 이름(명예박사 페르디난트 포르쉐 주식회사)에 어엿이 들어있지만, 정작 그는 대학 근처도 가본 적이 없다. 야간기술학교를 마친 게 전부다. 아울러 그는 전설적인 경주차를 여럿 설계한 엔지니어였지만, 포르쉐 엠블럼을 단 스포츠카를 개발한 적은 없다.
포르쉐의 첫 번째 스포츠카이자 양산차는 그의 아들, 페리 포르쉐가 만든 1948년형 타입 356. 심장은 수평대향 4기통 1.1ℓ40마력. 356 이후 수평대향 엔진은 지금껏 진화를 거듭하며 포르쉐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수평대향 엔진은 이론적으로 피스톤과 크랭크축이 서로의 진동을 ‘0’으로 상쇄시킨다. 그래서 회전이 부드럽고 원활하다. 피스톤이 권투선수가 잽을 날리든 양쪽으로 쭉쭉 뻗으며 움직여 ‘박서’(Boxer)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1996년 첫 선을 보인 박스터(Boxster)는 ‘박서’에 첫 모델 356 시리즈의 하나였던 ‘스피드스터’(Speedster)를 덧붙여 만든 이름이다.
박스터는 356/1과 550 스파이더의 감성을 이어받은 모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박스터’는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얹는다. 하지만 뒤 엔진, 뒷바퀴 굴림(RR) 방식의 911과 달리 박스터는 엔진을 운전석과 뒤 차축 사이에 얹고 뒷바퀴를 굴리는 미드십(MR) 구조. 356과 550이 MR이었다. 356은 356/2부터 RR 방식으로 바뀌어 오늘날 911의 뿌리가 됐다.
박스터의 디자인은 550 스파이더와 흡사하다. 특히 앞뒤를 엇비슷하게 빚어낸 모습이 그렇다. 포르쉐 550 스파이더는 1953~1955년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맹활약한 경주차. 1955년 9월 30일 제임스 딘이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던 순간 타고 있던 차여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1960년 미국 플로리다주 세브링에서 열린 12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포르쉐에게 매뉴팩처러즈 우승컵을 안겨준 경주차, 718 RS 60 스파이더 역시 550 스파이더를 기본으로 만들었다. 그로부터 48년이 흐른 2007년 11월 초, 포르쉐는 이태리 볼로냐 모터쇼에서 당시 경주차의 추억을 머금은 박스터 RS 60 스파이더를 한정생산 버전으로 선보였다.
기본이 된 모델은 550 스파이더의 후손 격인 박스터 S. 포르쉐 스포츠디자인 패키지와 듀얼 스포츠 머플러, 19인치 휠로 겉모습을 꼼꼼히 다듬었다. 보디컬러는 당시의 경주차와 같은 GT 실버 메탈릭. 여기에 카레라 레드 컬러의 가죽 인테리어와 소프트톱을 어울렸다.
양쪽 도어의 사이드 스텝엔 ‘RS 60 스파이더’라고 새긴 스테인리스 스틸 스트립을 박아 넣어 특별함을 더했다. 아울러 동반석 대시보드엔 일련번호가 찍힌 플레이트를 덧붙였다. 그밖에 기어 레버와 시트, 도어 라이닝, 스티어링 휠 림 등을 씌운 가죽의 표면을 특수하게 처리했다. 계기판 클러스터 역시 실버 메탈릭으로 칠했다. 시트벨트의 컬러마저 실버다.
포르쉐 박스터 RS 60 스파이더는 1천960대만 한정 생산된다. 718 RS 60 스파이더가 세브링 12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바로 그 해, 1960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판매는 2008년 3월부터 시작된다. 최근 포르쉐는 박스터와 카이맨 한정판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뤄보건대, 풀 모델 체인지가 머지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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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의 창업자, 조반니 아넬리는 무엇 하나 아쉬울 것 없는 상류층 출신이었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늘 대중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자동차는 부자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널리 알려진 피아트의 베스트셀러가 모두 아담한 소형차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이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피아트 500이다.
1937년 피아트는 이태리어로 ‘작은 생쥐’라는 뜻의 ‘토폴리노’(Topolino)를 선보인다. 직렬 4기통 569cc 수랭식 엔진을 앞쪽에 얹고 뒷바퀴를 굴려, 최고속도 시속 85km를 냈다. 토폴리노는 1955년까지 52만 대가 팔려 나갔다. 토폴리노를 단종시키면서 피아트는 직렬 4기통 633, 767cc의 두 종류 엔진을 꽁무니에 얹고, 뒷바퀴를 굴리는 600을 선보인다.
그리고 3년 후인 1957년엔 600보다 한결 아담한 크기의 500을 내놓는다. 500은 ‘친퀘첸토’란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진 피아트의 간판 소형차. 영국의 로버 미니, 프랑스의 시트로엥 2CV와 함께 미니카 중 최고의 명차로 손꼽힌다. 이름이나 디자인, RR 방식의 레이아웃이 600과 닮은꼴.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500은 토폴리노의 후속 모델이다.
500은 RR 방식인데다, 공랭식 엔진을 얹었기 때문에 드라이브 샤프트, 라디에이터 등이 필요 없었다.
계기판엔 속도계가 전부였다. 연료계도 없었다. 연료의 4분의 3을 쓰면 경고등이 들어오는, 지극히 원시적인 방식이었다.
1957년부터 1977년까지 생산된 피아트 500은 6가지 모델로 나뉜다. 1957~1960년을 장식한 최초의 500은 영어로 ‘New’라는 뜻의 ‘누오바’(Nuova). 2기통 479cc 13마력 엔진과 뒤쪽에 힌지가 달린 ‘수어사이드’ 도어를 갖췄다.
1960~1969년엔 누오바를 대체하는 D가 등장한다. 생김새는 누오바와 거의 같았지만, 기본 엔진의 배기량을 499cc로 늘렸다. 최고출력은 17마력. D와 동시에 왜건 버전인 K도 선보여 1977년까지 생산했다. 엔진을 트렁크 바닥에 숨겨 적재 공간을 넓힌 게 특징이었다. 1965년엔 힌지를 앞쪽에 단 도어를 갖춘 F를 선보였다. 그밖에 L과 R이 잇따라 선보였다.
피아트 500은 1975년 R을 끝으로 126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역사 속으로 표표히 사라졌다. 이후 친퀘첸토(1991~1998년), 세이첸토(1998~현재)가 명맥을 이었지만, 동급 라이벌의 치열한 공세에 밀려 뚜렷한 족적을 남기진 못했다.
지난해 7월 4일, 500이 데뷔 50주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피아트가 원조 500의 정신을 계승한 신형 500을 공개한 것이다. 피아트 500은 200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컨셉트카 ‘3+1’을 밑그림 삼아 개발됐다. 운전 편의성이나 경제성은 물론 운전의 즐거움까지 안겨주기 위한 아이디어를 앙증맞은 틀 안에 꼭꼭 눌러 담았다. 구동계 레이아웃은 RR이던 원조와 달리 FF로 바뀌었다. 심장은 직렬 4기통 1.2ℓ69마력, 1.4ℓ100마력의 휘발유 엔진과 1.3ℓ멀티젯(커먼레일 디젤) 75마력 등 세 가지. 성능은 국내 수입이 유력한 1.2ℓ 모델의 경우 0→시속 100km 가속 12.9초, 최고속도 시속 160km를 낸다. 얼마 후엔 135, 155마력의 ‘아바스’(Abarth)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소형차지만 안전성도 흠잡을 데 없다. 최대 7개의 에어백을 달며, 유로 NCAP에서 별 다섯 개 만점을 받았다. 인테리어 컬러, 차체에 붙인 데커레이션 스티커 등 피아트 500을 꾸밀 수 있는 조합의 수만 수십만 가지가 넘는다.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판매에 들어간 피아트 500은 예상대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본지 87호 칼럼에 썼듯이 피아트는 한국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 사이에 발 빠른 병행수입업체가 500을 들여왔다. 값은 부가세 포함, 1.2ℓ2천750만 원, 1.4ℓ3천25만 원. 하지만 수동변속기 뿐이다. 가칭 피아트 그룹 코리아는 자동변속기를 갖춘 모델을 이보다 저렴한 값에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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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트 포르쉐는 오스트리아의 아우스트로 다임러와 독일의 다임러에서 주옥같은 경주차를 여럿 완성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비엔나 공과대학과 슈투트가르트 공대에서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1930년 12월 1일, 그는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기 위해 오늘날 포르쉐 본사가 자리한 슈투트가르트의 주펜하우젠에 포르쉐 설계사무소를 열었다.
이곳에서 그는 오랫동안 꿈꿔온 소형차 설계를 시작한다. 수평대향 4기통 1천450cc 30마력 공랭식 엔진을 차의 뒷부분에 얹고, 뒷바퀴를 굴리는 RR 레이아웃이었다. 750kg 미만의 무게에, 최고속도 시속 112km를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 유명한 비틀의 초기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개발과 생산을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회사가 없었다.
이 때 돌연 아돌프 히틀러가 등장한다. 1933년 정권을 장악한 히들러는 “싼 값의 국민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며 민심 잡기에 나선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포르쉐 박사의 눈빛이 반짝였다. 세상 물정 모르는 외고집 엔지니어, 포르쉐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히틀러와 손을 잡았다. 훗날 이 사건은 ‘천재와 악마의 악수’로 일컬어진다.
1934년 6월, 포르쉐는 독일 자동차제조업자연맹과 계약을 맺는다. 1천 마르크 미만의 값을 목표로 시험차 3대를 10개월 안에 내놓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자기 집 차고에서 시험차 3대를 만들어 이듬해까지 5만km 시험 주행을 마쳤다. 그리고 다임러 벤츠에서 프로토타입 30대를 만들어 1936년 말까지 테스트를 거듭했다.
1938년 5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폭스바겐(독일어로 ‘국민차’라는 뜻) 공장 기공식이 열렸다. 히틀러는 이 소형차에 ‘카 데 에프’(KdF, 독어 ‘기쁨을 통한 힘’의 줄임말)라는 이름을 지어 붙였다. 그러나 첫 차의 출고를 한 달 앞둔 1939년 9월,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면서, 국민차를 염원하던 독일인 30만 명의 장밋빛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종전 후 폭스바겐은 오펠에서 일하던 하인츠 노르트호프에 의해 부활한다. 그는 공장 재건과 함께 애프터서비스에 힘써 1950년엔 생산능력을 2차대전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폭스바겐은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비틀’(무당벌레)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비틀은 공랭식 수평대향 4기통 1.1ℓ엔진을 뒤쪽에 얹고 뒷바퀴를 굴렸다. 박스터 이야기에서도 거론했듯, 수평대향 엔진과 RR 구조 등 포르쉐 911의 뿌리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비틀은 1978년까지 독일, 1990년대 말까지 멕시코에서 생산되다가 1998년 뉴 비틀에게 바통을 넘겼다. 누적생산대수는 2천200만 대. 세기적인 베스트셀러요, 스테디셀러였다.
뉴 비틀의 아이디어는 1994년 북미 오토쇼에서 선보인 ‘컨셉트 1’에서 비롯되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컨셉트 1’은 뉴 비틀이란 이름으로 양산에 들어갔다. 뉴 비틀을 그려낸 주인공은 J 메이스와 프리먼 토마스. 폭스바겐의 캘리포니아 스튜디오에서 디자인 작업을 마쳤다. 생산은 멕시코 푸에블라(Puebla)의 폭스바겐 공장에서 맡고 있다.
거의 60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를 거쳐 선보인 뉴 비틀은 이전의 비틀과 이름 및 실루엣을 공유할 뿐 내용은 전혀 달랐다. 엔진을 뒤 차축 뒤에 얹고 뒷바퀴를 굴렸던 원조와 달리, 뉴 비틀은 엔진을 앞에 얹고, 앞바퀴를 굴린다. 뼈대는 폭스바겐의 A플랫폼. 하지만 원조 비틀의 경제성, 단순함, 믿음직한 이동 수단, 운전의 즐거움 등은 고스란히 계승했다.
2005년 뉴 비틀은 다시 한 번 화장을 고쳤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0ℓ115마력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카브리올레 기준, 0→시속 100km 가속 12.9초, 최고속도는 시속 181km로 성능은 평범한 편. 떡 벌어진 트레드와 단단한 차체 강성에 힘입어 야무지게 아스팔트를 움켜쥐고 달린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운전이 즐거운 차”, 뉴 비틀을 타본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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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고갈에 대한 위기감은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오늘날도 원유 값의 폭락에 울고 웃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면, 그 시기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을 뿐 석유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1956년의 영국이 그랬다. 수에즈 운하 사태로 원유 공급이 줄어들었고, 산업 전반이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석유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자동차 메이커의 어려움은 두 말할 나위도 없었다. 당시 영국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 BMC의 엔지니어 알렉 이시고니스는 회사에 제안을 한다. 작으면서도 연비가 뛰어나고, 공간이 충분한 소형차를 만들어보자고. 그리스와 독일출신 부모 아래서 태어난 알렉 이시고니스는 자동차 설계와 드라이빙을 즐기는 애호가였다.
디자인에 착수한 지 3년 만엔 1959년 9월, 미니가 처음 선보였다. 세상은 깜짝 놀랐다. 3m를 살짝 넘는 차체 길이는 ‘작은 생쥐’라는 별명이 붙은 피아트 토플리노보다 짧았다. 하지만 어른 4명과 짐까지 실을 수 있었다. 네 바퀴 독립식 서스펜션과 가로배치 엔진과 일체형으로 만든 변속기도 화제를 모았다.
미니가 뜨거운 인기를 끈 건 단지 패키징이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빼어난 운전재미가 인기에 날개를 달아줬다. 알렉 이시고니스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스피드 광. 설령 소형차라도 달리는 즐거움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외치던 그였다. 존 쿠퍼와 손을 잡으면서 미니의 운전재미는 한층 수위를 높이게 됐다.
존 쿠퍼는 끼가 다분한 엔지니어였다. 잭 브라밤, 스털링 모스, 브루스 맥라렌 등 전설적인 레이서가 몰던 경주차가 그의 작품이었다. 출시된 지 3년 만인 1961년 그의 입김이 스며든 미니 쿠퍼가 선보인다. 미니 쿠퍼는 1964~1967년 몬테카를로 랠리에 출전해 세 차례나 우승을 거뒀다. 미니는 원래의 모습을 크게 흩뜨리지 않은 채 2000년까지 생산됐다.
2001년 4월, BMW의 품에서 거듭난 뉴 미니가 선보였다. 디자인은 원조 미니를 계승했을지언정, 덩치는 훨씬 커졌다. 550mm 길어졌고, 300mm 넓어졌으며 무게는 400kg 가까이 늘었다. 엔진은 직렬 4기통 1.6ℓ자연흡기와 수퍼차저, 토요타의 1.4ℓ디젤 등을 얹었다. 뉴 미니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BMW의 생산대수를 100만 대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지난해 초, 뉴 미니는 풀 모델 체인지를 거쳐 2세대로 거듭났다. 지붕만 빼고 1세대 미니와 공유하는 패널이 없을 정도로 다시 설계했다. 유럽 보행자 안전기준에 맞춰 보닛을 20mm 높이고, 헤드램프를 앞당겨 달았다. 그러면서도 살짝 통통해졌을 뿐, 좋은 반응을 얻었던 1세대 때의 얼굴을 고스란히 유지해 화제를 모았다.
엔진은 PSA(푸조/시트로엥)와 BMW가 공동 개발한 직렬 4기통 1.6ℓ로 바꿨다. 직분사 시스템과 BMW의 밸브트로닉 기술을 접목시켜 효율을 한껏 높였다. 쿠퍼 S엔 이제 푸조 207RC와 함께 얹는 트윈 스크롤 터보 엔진을 얹었다. 성능은 당차다. 175마력의 쿠퍼 S 기준, 0→시속 100km 가속 7.3초, 최고속도 시속 220km를 낸다.
미니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휠베이스를 늘려 뒷좌석과 짐 공간을 늘린 미니 클럽맨도 최근 선보였다. 아직 1세대에 머물러 있는 미니 컨버터블 역시 조만간 2세대로 거듭날 예정이다. 올해로 미니가 선보인지 50년째. 원조 미니를 완성한 알렉 이시고니스와 존 쿠퍼는 일찍이 세상을 떴지만, 그 이름과 철학은 미니라는 틀에 담겨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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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세데스-벤츠는 지난 2002년, 60년 만에 초고급 브랜드 마이바흐(Maybach)를 부활시켰다. 브랜드 이름은 벤츠의 창업자 중 하나인 고틀리프 다임러의 밑에서 일하던 엔지니어 빌헬름 마이바흐(1846~1929)의 이름에서 따왔다. 다임러가 죽은 뒤 마이바흐는 회사 경영진과 잦은 마찰을 일으키다 1907년 회사를 떠나 체펠린 비행선의 엔진을 설계, 제작했다.
두 개의 M이 겹쳐진 로고는 당시 그가 세운 회사의 이름 ‘Maybach Manufaktur’에서 비롯된 것. 마이바흐는 아들 카를(Karl)과 함께 1919년부터 고급차 개발에 뛰어들어 2년 뒤 12기통 엔진을 얹은 첫 차를 내놨다. 마이바흐는 독일의 최고급차로 명성을 떨치며 1930년대를 주름잡았다. 1941년까지 1천800여 대가 생산되며 부호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역대 마이바흐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모델은 그가 설계했던 비행선의 이름을 딴 체펠린(Zeppelin) DS8. 길이 5.5m로 당시 독일차 가운데 가장 길었다.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도쿄 콩쿠르 델레강스에선 1932년에 생산된 섀시넘버 1387의 독일 벤츠 박물관 소유의 체펠린 DS8이 2007년형 마이바흐 62S와 나란히 전시되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체펠린 DS8은 도어가 네 개 달린 6~7인승 초호화 카브리올레. 덩치는 길이를 빼곤 마이바흐 62S를 압도한다. 휠베이스만 3천735mm다. 엔진은 체펠린 비행선의 심장을 기본으로 손질한 V12 7천922cc. 3천200rpm에서 200마력을 냈다. 최고속도는 시속 170km. 리지드 스프링과 유압식 쇼크업소버를 달아 오늘날 고급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승차감을 뽐낸다.
마이바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BMW의 롤스로이스, 폭스바겐의 벤틀리·부가티와 맞겨루기 위해 내세운 비장의 카드, 회심의 역작. 1997년 도쿄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를 선보인 후 41대의 테스트카와 238개의 엔진을 만든 끝에 2002년 6월, 퀸엘리자베스 2호로 대서양을 횡단하고 헬리콥터로 월스트리트 한 복판에 마이바흐를 내려놓는 ‘깜짝쇼’를 거쳐 데뷔했다.
마이바흐는 57과 휠베이스를 437mm 늘린 62의 두 가지 보디로 나온다. 공기저항계수(Cd)는 0.31. 바이 제논 방식 헤드램프와 세로줄이 촘촘하게 박힌 라디에이터 그릴, LED 528개를 박아 넣은 테일램프가 시선을 압도한다. 도어, 루프, 보닛 등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지만 워낙 덩치가 크다보니 무게는 마이바흐 57조차 2.5톤을 훌쩍 넘는다.
엔진은 벤츠 S 600의 V12 트윈터보를 손질해 얹었다. 마이바흐 57과 62엔 V12 5.5ℓ550마력, ‘스페셜’을 뜻하는 ‘S’가 붙은 고성능 버전 57S와 62S엔 V12 6.0ℓ612마력을 얹는다. 성능은 57S가 가장 뛰어난데, 0→시속 100km 가속을 5초에 마치며 최고속도는 시속 250km에 제한된다. 변속기는 엄청난 토크를 감안해 내구성이 검증된 자동 5단을 달았다.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엔 에어매틱 DC(Airmatic Dual Control) 시스템을 어울려 최고의 승차감을 완성했다. 0.05초마다 차체의 움직임을 체크해 댐퍼의 공기압을 6~10바로 변화시키거나 차체를 15mm까지 낮춘다. 마이바흐는 국내에서도 판매 중이다. 2007년 1~10월 전부 10대가 팔렸는데, 그 중 62S가 6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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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 전구용 필라멘트 회사를 운영하던 프레드릭 로이스가 프랑스의 데카 2기통 차를 사들였다. 차의 형편없는 성능에 열 받은 그는 2기통 1.8ℓ 10마력 엔진을 얹은 3대의 차를 직접 만들었다. 그의 차가 조용하고, 회전이 매끄럽다는 소문이 당시 자동차 딜러를 운영하며 레이서로 활약하던 귀족 찰스 스튜어트 롤스의 귀에 들어갔다.
롤스는 로이스에게 자동차 회사를 만들자고 제의한다. 롤스로이스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롤스로이스의 첫 번째 판매용 모델은 1906년 선보였다. 같은 해 롤스로이스는 런던 모터쇼에 직렬 6기통 6.2ℓ 48마력 엔진을 얹은 실버고스트도 내놓는다. 파르테논 신전을 본뜬 라디에이터 그릴과 마스코트의 전통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1925년엔 실버고스트의 후속으로 팬텀을 내놓는다. 팬텀은 푸시로드 OHV 방식의 신형 직렬 6기통 7천668cc 엔진을 얹었다. 영국의 더비 공장과 미국 메사추세스주 스프링필드의 두 나라 공장에서 생산됐는데, 영국 쪽 팬텀이 더 길었다. 팬텀 시리즈는 Ⅵ까지 진화되며 1991년까지 당대 최고급 세단의 왕좌를 지켰다.
1998년, 2%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BMW가 롤스로이스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자 폭스바겐 그룹이 7억1천300만 달러를 제시하면서 불꽃 튀는 맞대결이 시작됐다. 결국 롤스로이스의 크루 공장과 벤틀리는 폭스바겐이, 롤스로이스 브랜드는 BMW가 차지했다. BMW는 영국 굿우드에 새 공장을 세우고 팬텀(코드명 RR01) 개발에 들어갔다.
예정보다 사흘 늦은 2003년 1월 3일, 굿우드 공장에서 팬텀이 부활했다. BMW의 롤스로이스 개발팀은 전 세계를 돌며 롤스로이스 오너와 기자, 딜러, 기술자를 만나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배웠다. 신형 팬텀의 디자인은 이안 카메론(Ian Cameron)의 솜씨. 영국 런던 하이드 파크 인근의 스튜디어에서 팬텀Ⅱ, 실버 새도, 실버 클라우드 등을 참고해 완성했다.
팬텀의 엔진은 직분사 방식 V12. 롤스로이스의 전통을 부각시키기 위해 배기량을 1970년에 개발된 롤스로이스제 V8 OHV 엔진과 같은 6.75ℓ로 키웠다. 5천350rpm에서 최고 출력 453마력, 3천500rpm에서 최대토크 73.4kg·m을 낸다. 변속기는 ZF제 자동 6단. 성능은 0→시속 100km 가속을 5.9초에 마치고, 최고속도는 240km에서 제한된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구조에 에어 스프링을 어울려 마이바흐와 비슷하다. 그러나 마이바흐보다 다섯 배나 빠른 0.01초마다 차체의 움직임을 체크한다. 스티어링은 리서큘레이팅 볼의 마이바흐와 달리 최근 유행하는 랙 앤드 피니언 방식을 쓴다. 앞뒤 무게배분은 BMW의 고집에 따라 5:5로 맞췄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0월 3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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