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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0/04/29 10:22 | 조회 : 2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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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자동차 전문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대전에 사는 고등학생이다. 필자는 이번 기회에 자동차를 좋아하는 한 사람, 자동차 전문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학생이자 ‘잠재적 소비자’로서 내수시장에서 국산차의 가격에 관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보려 한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고등학교 사회시간으로 돌아가보자. 자유경쟁시장에서는 고전 경제학의 창시자 애덤 스미스가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주장한 것처럼, 정부의 개입 없이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조절되고, 물건의 적정가격이 형성된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독과점시장에서는 독과점기업 등에 의해 공급이 조절되고, 그에 따라 대개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 그런 현상은 결국 소비자의 피해로 귀결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모습을 살펴보면, 위에서 언급한 둘 중 후자에 가깝다. 형태상 자유경쟁시장이라 하더라도 국산차 시장의 경우 소규모 업체인 어울림모터스를 제외하면 현대/기아자동차, GM대우 오토&테크놀로지,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4개 기업, 5개 브랜드만이 존재하며 아직까지 수입차 시장은 국산차 시장에 비해 현저히 작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 1월 6일 국토해양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2009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1,732만 5,210대. 이 커다란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해 내수 점유율이 무려 80.5%다. 나머지 제조사까지 합치면 국산차의 점유율은 그보다 더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산차 제조사들은 서로 열띤 경쟁 없이도 (물론 점유율이 높아지면 더 좋겠지만) 각자의 파이만 유지한다면 그들에게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 시장특성 덕에 한 제조사가 새 모델을 출시하며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도 모두 비슷한 정도로 값을 올려왔고, 큰 노력 없이도 각자의 파이는 유지하는 동시에 이익은 늘려올 수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런 상황에 불만을 갖는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차(특히 구입비용 이외의 비용)가 적지 않으므로 울며 겨자먹기로 국산차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국산차 제조사들의 과점적 지위는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상황을 조장해왔다.
물론, 이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국산차 제조사들의 책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계속되는 국산차의 급격한 가격 상승에는 국내 대다수 소비자의 취향이 일조한 측면도 분명 있다. 예컨대, 좋게 말해 얼리어답터 기질을 가지고 있고 나쁘게 말해 뭐든 남보다 빨리 가져야 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추다보니 전자장비의 채택이 빠르게 증가할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국산차의 가격 상승을 부추긴 대표적인 요인에는 수동변속기를 기피하는 세태, 비싸면 좋은 물건이라고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 비싸다고 욕하면서도 살 건 다 사는(특히 재력과시용 대형 세단) 시장 특성 등이 있다.
한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의 이야기에 따르면 미국에서 국산차를 구입할 경우 대개 안전장비는 기본 품목으로 제공되는 반면, 풀옵션의 경우도 편의장비는 내수시장의 그것보다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내수 시장에서 하위 그레이드의 차를 구입할 때 안전장비의 선택조차 불가능하도록 한 것은 제조사에게 많은 문제가 있지만, 안전장비보다 편의장비에 관심이 많은 대다수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에 비춰볼 때 기업의 이런 모습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는 것.
지금은 성능과 적정가격 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지만, 얼마 전 한 국산차 제조사가 그들의 대표 중형 세단을 내놓으며 가격을 동결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조금 앞서 경쟁사가 동급의 신 모델을 내놓으며 큰 폭의 가격 상승을 단행한 것과 비교하자면 나름대로는 ‘파격’이었고, 초기 엄청난 사전계약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국내 소비자들이 지금까지 국산차의 가격 상승에 얼마나 많은 반감을 가져왔는지 보여준 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국산차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정확히 간파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새로 짜야할 때가 왔다. 몇 년 후 FTA가 발효되면서 수입차의 가격이 떨어지면, 오랜 기간 불만이 쌓여온 소비자들이 순식간에 국산차에 등을 돌려버릴 지도 모른다. 그 때 가서 이미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와 함께, 소비자들도 차 값이 비싸다는 말만 하지 말고 지금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며 제조사들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등, 보다 성숙된 시장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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